호주 그리피스대 앤드루 나이트 교수가 온라인 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식용으로 도축된 축산 육류의 약 10분의1은 개와 고양이의 사료로 사용되고, 이를 식물성으로 바꾸면 연간 가축 70억 마리가 도축을 피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나이트 교수는 축산업은 토지와 물 사용, 오염물질 배출 등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기존 연구들은 인간 식단과 관련한 영향에만 초점을 두고 반려동물 먹이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식물성 사료가 동물성 사료와 영양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나이트 교수 연구팀은 미국의 2020년 반려동물 데이터와 2018년 세계 반려동물 데이터를 활용해모든 고양이와 개의 먹이를 식물성 사료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잠재적 이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미국에서 개와 고양이가 소비하는 축산 육류의 양은 전체의 5분의1(20.0%), 전세계적으로는 10분의1(8.9%)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의 모든 개와 고양이 사료를 식물성으로 전환하면 연간 약 20억 마리의 가축이, 전세계로 넓히면 70억 마리의 가축이 도축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채식을 하는 경우에는 전체 미국인 전환 시 연간 78억마리, 전세계 인구 전환 시 713억마리의 가축이 도축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개와 고양이의 채식 전환은 토지와 물 사용, 온실가스 배출, 살생물제(바이오사이드) 사용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나이트 교수는 국가별 반려동물 식재료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미국 데이터를 세계에 적용한 점, 환경 영향 추정에 2009~2011년 데이터를 사용한 점을 한계로 꼽았다.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최근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해?
육식성 동물인 고양이의 경우에는 채식 위주의 식단이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20년 영국 수의사 협회는 고양이에게 채식 식단을 시켜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반대의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 윈체스터대 교수 연구팀이 채식만 시킨 고양이의 건강을 분석한 연구다. 채식이 반려묘의 냄새나 피부 가려움증을 줄이고, 털을 더 윤이 나게 하고, 대변을 수월하게 한다는 장점이 보고됐으며 구강 질환, 과체중, 소화질환, 피부병 등 고양이에게 자주 발생하는 22가지 질환에 대한 건강 평가를 진행한 결과 비건 식단을 먹은 고양이는 고기 기반 식단을 먹은 고양이에 비해 전반적으로 더 건강한 경향이 있었다.
물론 이 연구 역시 고양이의 식단 영양소 함량까지 상세하게 분석에 활용하지는 않아 한계점은 있다.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장은 ” 고양이는 육식성 동물이기 때문에 채식을 시킬 경우 심각한 영양불균형이 생기지만, 개는 잡식성이기 때문에 대체육류로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비건사료를 주는 것은 불가능한 말은 아니다”라며 “다만, 사료를 먹이는 것이 균형잡힌 영양을 공급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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